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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마지막 선택"…환자 맞춤형 비수술 치료 우선해야 ② [인터뷰]
통증은 단순히 증상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삼기엔 너무나도 복합적이고, 개인마다 다르게 작용한다. 그렇기에 이제는 환자의 통증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삶의 전반을 고려한 '환자 중심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환자 중심 치료'라는 말만으로는 여전히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병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으며, 수술 없이도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특히 고령화와 만성질환으로 인해 통증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는 지금, 치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지난 기사에서는 대한신경통증학회 회장 신동아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와 함께 만성통증의 복합적 원인과 그 치료를 위한 '환자 중심의 치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실제 임상에서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법들과 퇴행성 질환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중심으로 '환자 맞춤형 통증 치료'를 통한 실질적 치료 해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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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만성통증, 심리∙사회적 배경으로 이해해야…"환자 중심의 치료" 필요 ① [인터뷰]
"수술은 마지막 선택"…수술 이후 악화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통증이 심하면 많은 환자들이 수술을 통해 빠르게 해결하고자 한다. 특히 척추 통증의 경우, 수술을 받지 않으면 회복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신동아 교수는 "실제로는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수술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지막 선택으로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허리디스크나 경추 디스크로 인한 방사통은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더라도 대부분 6주에서 3개월 이내에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염증이 가라앉고, 탈출된 디스크 일부가 흡수되며, 신경 자극이 줄어들면서 통증이 점차 완화되는 자연 경과를 따르기 때문이다. 반면 수술은 회복 시간이 길고, 감염이나 신경 손상 같은 합병증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신 교수는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서두르기보다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부터 먼저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접근"이라고 조언했다.
통증에 효과적인 비수술적 치료법 각광…"신경성형술에 주목해야"
실제로 약물치료는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며, 특히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프레가발린(pregabalin)과 같은 약제가 효과적일 수 있다. 물리치료 역시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안정화시키고, 자세 교정과 운동 재교육을 통해 통증의 재발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이나 관절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자극을 차단하는 시술로, 비교적 빠르게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도수치료(manual therapy) △신경성형술 △pain scrambler 등 보다 다양한 비수술적·중재적 치료법들이 각광받고 있다. 도수치료는 숙련된 치료사가 직접 손을 이용해 척추 및 주위 조직의 긴장과 부정렬을 교정하는 방식으로, 약물에 민감하거나 장기 복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신동아 교수는 특히 신경성형술에 주목하고 있다. "신경성형술은 특수 카테터를 이용해 신경 주변의 유착을 풀고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줄이는 시술로, 만성 요통이나 방사통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이라며, "회복 속도가 빠르고 부작용도 적은 편이라 환자 만족도도 높은 치료"라고 설명했다.
또한 통증 신호 자체를 바꾸는 방식의 pain scrambler 치료도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치료는 통증 신호를 무해한 신호로 재해석해 뇌에 전달함으로써 통증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보인다.
만약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고정도 수술이나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처럼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회복을 앞당길 수 있는 첨단 최소침습 기법이 개발되고 있다. 신 교수는 "기술의 발전 덕분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예전보다 훨씬 덜 침습적이고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환자 상태와 자연 경과를 충분히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행성 통증 질환 증가… "고령일수록 '맞춤형 보존 치료' 원칙"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이나 척추관 협착증 같은 퇴행성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 감소와 신경 기능 저하 등으로 척추 질환의 위험은 높아지고, 통증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된다.
이에 대해 신동아 교수는 "고령 환자의 경우 비수술적 보존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단언한다. 체력적 회복 여력이 떨어지고, 전신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형 보존 치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퇴행성 질환의 경우, 물리치료, 약물치료,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같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운동 재활과 자세 교정은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일상생활 불가능하거나 마비 증상 진행된 경우 수술적 치료해야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첫째,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둘째, 근력 저하와 같은 마비 증상이 진행 중인 경우.
셋째, 대소변 장애가 발생하는 마미총 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
또한 수술적 치료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방사통(다리로 퍼지는 통증)이 주 증상인 디스크 질환이나, 명확한 간헐적 파행(걷다 보면 다리가 저리고, 쉬면 나아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척추관 협착증, 전방전위증과 협착증이 동시에 있는 경우에는 수술 후 좋은 예후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수술 후 만족도가 낮거나 회복이 더딜 수 있는 요인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신동아 교수는 "고령, 당뇨 같은 만성질환, 다분절 병변, 반복된 척추 수술 병력, 그리고 통증에 대한 과도한 기대 역시 수술 예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퇴행성 척추 질환의 치료는 영상 검사 소견이나 통증 강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환자의 전신 건강, 심리 상태, 기대 수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