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형외과 전문의 윤영훈 원장

붓기·통증·마찰음...퇴행성 관절염의 경고 신호

초기 퇴행성 관절염, 약물·운동 병행한 비수술 치료 효과적

우리 몸의 관절은 뼈와 뼈를 이어주며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걷고 뛰거나 물건을 드는 등의 모든 동작은 관절의 유기적인 움직임 덕분이다. 그러나 여러 원인으로 인해 관절이 점차 닳고 손상되면, 통증과 운동 제한이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43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65세 이상 환자만 238만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노인 4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노년기 대표 질환이지만,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 방치할 경우 통증이 만성화되고 관절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되어 정상적인 보행까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주요 원인과 증상, 그리고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과 관절 건강을 위한 생활 관리 방법은 무엇인지, 정형외과 전문의 윤영훈 원장(반듯한정형외과 교대역점)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q. 퇴행성 관절염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 과사용, 체중 증가, 외상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관절 연골이 점차 닳고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연골이 손상되면 연골 대사의 균형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관절의 뼈와 주변 조직에 변화가 생기며 통증과 기능 저하가 나타납니다.

주로 고령층, 비만, 반복적으로 관절을 사용하는 직업군, 스포츠 외상 경험자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연골의 재생 능력이 떨어지고, 체중이 증가할수록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퇴행성 변화가 더 쉽게 진행됩니다.

q.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흔한 증상은 무엇인가요? 통증 외에 조기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신호가 있을까요?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병원을 처음 찾는 가장 흔한 이유는 관절 통증입니다. 하지만 통증 외에도 질환 초기부터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신호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절이 붓거나 뻣뻣해지는 증상, 움직일 때 마찰음처럼 소리가 나는 증상, 관절 부위가 점점 굵어지는 변화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관절 내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간과하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진단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나요? x-ray만으로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가요?
퇴행성 관절염의 진단은 주로 환자의 임상 증상과 x-ray 등 기본적인 영상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x-ray만으로는 질환의 진행 정도나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mri나 관절 초음파 검사가 추가로 시행되기도 합니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통풍 등 다른 관절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혈액검사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q.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어떤 치료가 우선적으로 시행되나요?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주사치료, 생활습관 교정, 운동요법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수술적 보존 치료가 기본 원칙입니다. 관절 간격이 비교적 잘 유지되어 있고 통증으로 인한 보행 제한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이나 주사만으로도 증상 조절이 가능합니다.

q. 최근에는 히알루론산 주사나 줄기세포 기반의 재생 치료 등 다양한 주사 치료법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어떤 효과가 있나요?
퇴행성 관절염에서 주사 치료는 통증을 단기간에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다만, 반복적인 주사에는 한계가 있으며 치료 효과가 지속되지는 않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히알루론산 주사(관절 윤활제)는 관절 내 윤활 기능을 개선하고 일시적인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관절 내 염증이나 부종이 심한 경우에 사용되는데, 강력한 항염 효과가 있지만 반복적으로 맞을 경우 연골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사용이 필요합니다.

prp(혈소판 풍부 혈장) 주사는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하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의학적 논란이 남아 있습니다.

q. 주사 치료 외에도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각의 치료법은 어떤 경우에 효과적인가요?
체외충격파 치료, 도수치료, 일반 물리치료 등이 있으며, 각각의 치료는 고유한 작용 기전과 적용 대상이 있습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고강도의 음파를 통증 부위에 조사해 조직에 미세한 자극을 줌으로써, 혈류를 증가시키고 조직 재생을 유도합니다. 이로 인해 염증이 감소하고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점액낭염이나 근육 조직 병변이 동반된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도수치료는 치료사가 손을 이용해 관절, 근육, 근막 등을 직접 조작함으로써 주변 조직의 긴장을 풀어주는 치료법입니다. 자세 불균형이나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관절 움직임이 제한된 환자, 통증으로 운동 범위가 줄어든 경우에 도움이 됩니다.

일반 물리치료는 온열요법, 냉찜질, 전기 자극(tens), 초음파 치료 등 다양한 물리적 자극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완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조직 대사를 촉진해 회복을 도울 수 있어, 통증이 지속되거나 염증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적용됩니다.

q. 퇴행성 관절염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시점이 있을까요?
퇴행성 관절염에서 수술을 고려하는 시점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운동요법 등 비수술적 보존 치료를 3~6개월 이상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 기능이 회복되지 않을 때입니다.

또한 영상검사상 관절 간격이 거의 소실되고, 뼈 돌기(골극), 골경화, 관절 변형 및 불안정성 등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된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를 검토하게 됩니다. 다만, 수술 여부는 단순히 영상 소견에만 의존하지 않고, 통증의 강도, 관절 기능의 제한 정도, 변형의 유무, 환자의 연령과 활동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합니다.

q. 퇴행성 관절염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가요?
퇴행성 관절염은 현재로서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진행되는 대표적인 만성 질환입니다. 이미 손상된 관절 연골을 완전히 회복시키는 치료법은 아직 없기 때문에, 증상을 조절하고 관절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q. 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생활 습관에 대해 조언해 주신다면요?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체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한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고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습관은 피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함께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연골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를 꾸준히 공급하는 것도 관절 관리에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