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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개그맨 전유성 별세…폐기흉, 어떤 질환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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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계의 대부'로 불리며 대중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던 전유성이 폐기흉 악화로 향년 76세에 별세했다. 무대와 방송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해 온 그였기에, 갑작스러운 비보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기고 있다.

고인의 사인으로 알려진 폐기흉은 폐에 구멍이 생기면서 공기가 흉막강으로 새어 들어가, 폐가 쪼그라들고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방치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질환으로, 특히 고령자나 기존 폐 질환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폐기흉의 발생 원인과 주요 증상, 그리고 재발을 막는 치료와 관리법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폐 속 공기가 새어 흉강에 고이는 질환...젊은 남성 비율 多
폐는 우리가 숨을 쉴 때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며,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폐가 가슴 안에서 자유롭게 팽창하고 수축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흉막'과 '흉막강'이다.

폐는 흉막이라는 두 겹의 막에 싸여 있고, 그 사이 공간인 흉막강은 외부보다 낮은 압력(음압)을 유지한다. 이 음압 덕분에 폐는 가슴 벽에 밀착되어, 숨을 쉴 때마다 정상적으로 팽창하고 수축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폐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흉막강으로 빠져나가면, 이 음압이 무너져 폐가 쪼그라들고 호흡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상태가 바로 폐기흉(기흉)이다.

국내 폐기흉 환자 중 절반은 젊은 남성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체 환자 2만 4,149명 중 약 51%가 10~20대 남성이었다. 청소년기 남성의 경우, 성장 속도가 빠른 시기이기 때문에 폐 조직이 혈관보다 먼저 자라는 구조적 특성을 보인다. 이로 인해 폐 조직에 혈류 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고, 그 결과 폐 표면에 형성된 기포(bleb)가 터지면서 기흉이 발생할 수 있다.

폐기흉은 기저 폐질환의 유무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일차성 기흉은 폐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로, 청소년기 남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흉부외과 김대연 원장(전라남도순천의료원)은 "일차성 기흉의 경우, 원인은 명확하진 않지만 환자의 대부분이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이고, 흡연자인 경우가 많아 흡연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차성 기흉은 폐결핵, 악성 종양, 폐섬유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기종 등 기존에 폐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발생하는데, 이미 폐 기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생명이 위험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흉은 외상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교통사고나 낙상으로 갈비뼈가 골절되면서 인접한 폐를 손상시키는 경우를 외상성 기흉이라 한다. 이 외에도 드물게 여성의 월경 주기와 관련된 월경성 기흉이 보고된 바 있다. 이는 호르몬 변화나 자궁내막증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주된 증상
폐기흉은 대개 별다른 전조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특히 일차성 기흉은 통증이 나타나기 전까지 기흉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이다. 통증은 보통 가슴 한쪽에서 시작되며, 날카롭거나 찌르는 듯한 느낌으로 나타난다. 폐가 정상적으로 팽창하지 못하기 때문에 숨이 차고, 심한 경우 숨쉬기조차 힘들어지는 호흡곤란이 동반된다.

특히 긴장성 기흉으로 발전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긴장성 기흉은 폐에서 새어 나온 공기가 한쪽 방향으로만 흉강에 지속적으로 축적되며,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가슴 안의 압력이 급격히 상승하고, 폐뿐 아니라 심장과 주요 혈관까지 압박하게 된다. 그 결과, 혈액 순환 장애, 의식 저하, 쇼크 등 중대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요구된다.

폐기흉 치료의 목표는 폐를 다시 펴주고, 재발을 막는 것이다. 환자의 전신 상태, 기흉의 크기, 재발 여부 등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진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경과를 관찰하면서 주삿바늘을 넣어 공기를 빼내거나 흉관을 삽입해 흉막강의 공기를 배출하는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사용한다.

김대연 원장은 "대부분의 경우 흉관 삽입만으로도 상태가 빠르게 호전된다"라면서도 "기흉이 반복되어 병원에 재입원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폐 표면에 기낭이 많아 재발 위험이 큰 경우에는 기낭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며, 치료 후에도 공기 누출이 계속되는 경우에도 반드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발 위험 높아...금연 등 생활습관 관리 필수
폐기흉은 한 번 발생하면 재발 위험이 40~50% 정도로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생활 습관 관리가 치료만큼 중요하다. 금연은 반드시 실천해야 할 기본 수칙이다. 흡연은 폐 표면에 기포를 만들고 이를 파열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기흉 재발률을 크게 높인다.

또한 갑작스럽게 흉강 내 압력을 변화시키는 활동을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무리한 운동, 격렬한 기침, 잠수나 스쿠버다이빙, 고산지대 등반, 비행기 탑승 직후의 과격한 활동은 기흉 재발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 이후에도 일정 기간은 폐 기능 검사 등 정기 검진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이차성 기흉 환자나 만성 폐질환을 가진 환자는 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김대연 원장은 "재발 시기는 환자마다 다른데, 어떤 환자는 퇴원 수속 중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있고, 어떤 환자는 1년 이상 지난 후에 다시 발생하기도 한다"며 "수술을 받았더라도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평소 생활 속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